IP에 대한 기본을 넘어 실무로... (디자인권편)

- 한국의류산업협회 지식재산권보호센터 이재길 법무팀장

  우리는 전편에서 섬유패션분야에서 알아야 하는 IP자산 중 가장 기본이 되는『상표권』즉 “브랜드”에 대하여 살펴보았었다. 이미 언급한바 있지만 ‘브랜드(brand)’는 등록여부와는 전혀 상관없이 타인 상품과의 식별을 위하여 사용되는 제한 없는 형태와 형식의 모든 호칭과 표식이라고 정의 한다면(물론 대부분의 업계 브랜드는 등록된 상표권이라 보면 된다.), ‘상표권’은 타인의 상품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호, 문자, 도형, 입체적 형상(소리, 냄새도 포함하여) 또는 이들의 결합 또는 이들과 색체의 결합을 말하는 것으로 국가가 요구하는 절차와 형식에 맞추어 국가별 특허청에 정식 등록된 것을 뜻한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다소 억지스럽지만 예를 들면 “브랜드”라는 이름의 아이가 태어나면 사회의 일원이자 정상적인 공동생활을 위하여 부모가 30일 이내에 출생신고 한 후 양육, 성장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듯 상표권은 현대의 경제활동에서 탄생과 동시에 등록절차를 통하여 단순 불완전한 ‘브랜드’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독점배타적인 무형권리인 상표권으로 관리되어야 안전하고 올바르다 할 것이다.)

우리 업계의 IP자산의 운영과 상표권 등의 유효적절하고 효과적인 관리방안에 관하여는 후에 별도로 상세하게 설명하겠지만 여기서는 최근 업계가 상표권 등록을 통한 확보과정(통상 1년 정도 소요됨)에서 오는 불완전한 시기에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상표권 권리와 법률적 판단의 측면에서 눈에 띄는 판례 하나를 소개하고 디자인권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A”라는 상호로 의류제품을 제조, 판매(납품)하던 원고는 자신의 상호인 ”A”를 정식상표로 등록하여 국내홈쇼핑사 등에 브랜드 제품으로 직접납품 및 영업하기 위하여 ”Z”라는 특허사무소 변리사에게 자신의 회사 상호 “A”를 한자와 한글로 된 문자상표 등으로 출원 및 등록을 문의하였고, 의뢰받은 ”Z”변리사는 검토결과 원고가 요청한 상표의 출원등록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회신과 함께 즉시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상표를 출 원후 출원완료 증명문서를 원고에게 회신하여 주었다. 원고는 즉시 해당 상표가 부착된 제품의 생산과 용기, 포장박스 등을 하청업자들에게 의뢰하여 제작하게하고 납품을 받았으며, 동 의류샘플을 국내홈쇼핑사인 “N”사의 담당자에게 제출 심의를 요청하였는데 ”N”사에서 ”A”상표는 이미 타사에 의하여 등록된 상표로써 사용이 불가하다는 판단을 받아 판매가 불가하게 되었으며, 이후 특허청 에서도 “A”상표는 선출원 상표의 존재를 이유로 등록결격사유가 있어 상표등록거절결정이 확정되었다. 이후 원고는 변리사 ”Z”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확정손해액 중 30% 범위에서 책임이 있음의 취지로 승소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07나113443호 손해배상 건)

 이 판례에서 우리는 변리사라는 전문가의 조언과 활동에는 일정부분 책임(적어도 30%에 달하는)이 따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업계가 상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출원과 등록절차가 필요한데 통상 1년의 이러한 불완전한 확보기간이 발생하게 되고 또한 출원은 등록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반드시 제품의 제작이나 영업의 진행에 대하여는 권리 확보가 확정되었음을 전제로 추진하여야 함과 여러 제반사항을 고려하여야 함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업계의 측면에서 상표권 다음으로 실제 중요성이 강조되는 부분은 바로『디자인권』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Design)”의 정의는 법에서 “물품의 형상, 모양, 색채 또는 이들의 결합으로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되어있다. 매 시즌 브랜드마다 수백 수천의 제품들을 모두 실무적으로 디자인 등록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타사가 제품들의 디자인을 도용 혹은 모방하게 방치하기도 뭣하고 이래저래 업계가 골머리를 않는 부분이고 분쟁이 빈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의류관련 디자인이기도 한다. 아직도 많은 업계 종사자들은 “다자인”을 일본식 표기방법인 ‘의장권’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2005년 ‘의장법’에서 ‘디자인보호법’으로 법명이 바뀌어 시행되면서 ‘디자인권’으로 호칭하는 것이 적절하고 올바른 표현이라 하겠다. 우리 섬유패션분야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필수적이고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디자인권은 ‘신규성’과 ‘창작성’, 그리고 ‘공업상 이용가능성’이 충족되어야 유효하게 등록되는데 전편에서 이야기한 상표권과 관련된 4가지 기본원칙(선출원주의, 등록주의, 심사주의, 권리주의) 외에도 우리 디자인보호법의 특징은 의류 등과 같이 유행성이 강하고 모방이 용이한 물품에 대한 ‘무심사등록제도’,의 허용과 3년간은 등록디자인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로 권리를 유지할 수 있는 ‘비밀디자인제도’ 등이 있다. 디자인권은 등록되면 15년간 독점배타적인 권리가 보호되며, 상표권과 마찬가지로 등록받을 수 없는 디자인으로는 국기, 국장, 국제기구와 동일 또는 유사한 디자인과 공공의 질서나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디자인 등은 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디자인보호법 제6조)

또한 우리 법에서 디자인의 분류는 ‘A~N’ 14개의 군(예를 들면 A : 제조식품 및 기호품 / B : 의복 및 신변품 / C : 생활용품 / D : 주택설비용품 / E : 취미오락용품 및 운동경기용품 / F : 사무용품 및 판매용품 등)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통상 출원으로부터 등록까지는 심사등록방법의 경우에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고, 무심사등록방법의 경우 통상 3개월 정도가 소요되고 있다. 현재 우리 특허청에는 대략 316,000여건의 디자인이 등록되어 있으며 특히 등록된 디자인중 우리 섬유패션분야와 관련된 직물지 등 관련디자인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업계 관련자들은 하나같이 영업매출에 크게 기여하는 대박상품은 결국 디자인력에 달려있다고들 한다. 최근 들어 상표권보다도 훨씬 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바로 디자인관련 분쟁과 충돌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우리 센터의 디자인관련 분쟁의 증가추이만 보더라도 디자인분쟁 통계의 집계를 시작한 2009년 대비 금년도 상반기 264건 기준으로 10배 이상의 증가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국내외 적으로 의류디자인 무한경쟁시대 돌입하여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이후 해외기업들에 의한 국내기업에 대한 디자인공격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러한 분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업계가 디자인에 대한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