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인 분쟁관리와 대응만이 살길이다.

- 한국의류산업협회 지식재산권보호센터 이재길 법무팀장

섬유패션기업에 있어서 “IP” 즉 “지식재산권”은 이제 해당기업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님을 누구나 공감한다. 이미 살펴보았지만 최소한 섬유패션업계라면 스트림간의 구분이나 업종업태 종류와 규모를 불문하고 아무리 작은 업체이더라도 상호 정도는 반드시 존재하며, 대부분은 핵심 브랜드와 상표권 하나쯤은 가지고 있고(물론 원사․원단이 중심인 기업은 특허와 실용신안이 핵심IP이기도 하다), 또한 매 시즌마다 생산하는 제품들에 대한 등록 혹은 무등록의 디자인(무등록디자인은 디자인보호법이 아닌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형태침해의 법리” 등에 의하여 보호되고 있다.)의 보유 그리고 제품의 기획과정에 녹아있는 창의적 저작물 등 무수히 많은 IP자산의 권리들을 주요 판로인 백화점이나 자사매장 그리고 오픈마켓 등 온․오프라인이라는 다변화된 유통채널을 통하여 복잡다단하게 운영 혹은 관여하면서 기업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섬유패션업계인 것이다. 쉽게 말해서 IP가 기업의 절대적 전부인 샘인 되어 버린 것이다.

앞서 우리는 섬유패션업계인들이 알아야 하는 IP자산 중『상표권』과『디자인권』그리고『저작권』그리고 기타사항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았고 각 권리별 특징과 업계인 들이 어떠한 권리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 유리한지 보았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당장 닥친 사안(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몸이 아프고 서야 병원을 찾는 것처럼) 이 아니므로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것에서 끝나버린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론적 습득을 통하여 알게 되었고 파악한 해당기업의 IP관련 문제점과 발전방안에 대하여 인식하는 것에서만 머물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업계의 이러한 IP자산에 대한 업체별 실정과 상황에 맞는 능동적이고 효과적인 IP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야하고 더불어 무한 IP분쟁시대에 대한 분쟁대비(리스크관리) 그리고 분쟁이 발생되었을 때는 사안별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고 이를 통하여 지속경영의 전제 조건이 달성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아직 업계의 IP관리와 대응적 측면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식”으로 사건 발생 후 변호사나 변리사를 찾아가 돈으로 막거나 운 좋게 덮어버리는 식의 과거방식에 머물러 있는 경우를 왕왕 보게 된다. 

물론 근래의 복잡다단한 유형의 IP분쟁사례를 고려한다면 기업별 맞춤형 IP자산의 관리시스템에 대한 기본공식이나 왕도가 없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정도가 없다고 해서 최선의 방책마저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현재도 업계의 많은 기업들은 자사 IP자산의 기본적 관리시스템도 구축하지 않은 상태이고 소위 IP를 전공한 전문 관리자의 운영은 기대하기도 찾아보기도 어렵고, 그나마 겸직을 시키더라도 전담관리 인력조차도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섬유패션업계의 대부분의 회사에 “법무팀”이나 “IP전담인력”이 없어도 최소한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인이라면 회사 재직 임직원이 몇 명인지 자금의 흐름에 대하여 상세하게 챙기고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보유 IP자산에 대한 권리종류별로 몇 개 정도이며, 상황에 맞게 휴효적절하게 잘 관리되고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챙겨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IP자산의 관리 마인드가 있는 회사의 임직원은 첫 인사 시에 건네는 명함 한 장을 받아보면 잘 알 수 있다. 대부분 밋밋한 명함에 이름 석 자와 직함을 기본으로 사용하지만 IP자산에 대한 마인드가 형성된 기업 임직원은 자사 보유의 IP권리 즉 브랜드나 여타의 표시할 수 있는 권리들을 명함에 표시해서 대내외에 알리기도 한다.

최근 업계관련 IP분쟁은 정부기관의 분쟁(소송)관련 현황자료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특히 한․EU FTA, 한․미 FTA가 시행된 이래로 그동안 국내기업간의 분쟁이 다수를 이루던 구조에서 미국, 유럽기업을 중심으로 국내외 동종업계 혹은 이종업계간의 분쟁까지로 확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도 향후 머지않은 시기에 업계는 회사에 IP대응 부서를 두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현재 업계에 알려지고 있는 공식적인 국내의 분쟁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국내 기업 간 상표, 디자인, 저작권, 의류디자인(형태침해) 관련 사항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미등록디자인(형태침해)관련 분쟁의 증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또한 대부분의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내용증명을 보내어 경고하는 식의 미온적 대처와 관리 대응을 하던 과거와는 달리 처음부터 법무법인이나 전문 대리인을 통한 대응매뉴얼화된(예를 들면 내용증명→형사고소→민사소송→손해배상청구 등) 대응을 적극적이고 순차적으로 취하고 있는 것이 달라진 부분이며, 해외기업의 공격은 국내 유수의 대형로펌들을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소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분쟁으로 확대하여 빈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업계 IP분쟁(소송)의 유형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 할 수 있다. ① 불법적인 상표권(디자인권)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동일 혹은 유사 침해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② 의류잡화의 경우 신규제품 미등록디자인(형태침해)관련 분쟁과 저작권 소송으로의 확대(더러는 형사고소까지 가기도 한다) ③ 유통과 관련하여 재고물품(크레인제품)의 불법유통과 생산자(제조공장)에 의한 잉여생산품(기술소득분) 불법유통 문제 ④ 병행수입 제품의 국내 판매와 고객서비스 관련 분쟁(교환, 반품, 수선 등)문제 ⑤ 브랜드별 혹은 기업별 대표 비주얼(광고이미지) 등 저작물과 연예인 모델 홍보물의 불법사용 문제 ⑥ 원산지 표시규정(허위, 미표시, 오인표시 등)위반 및 품질안전기준 표시 의무위반 관련문제 ⑦ 라이선스계약 위반 및 불법 온라인 판매관련 사항 ⑧ 기타 국내에서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유사침해와 출처표시 오인행위 등 ⑨ 끝으로 해외진출과 관련된 중국 등 상표권 출원 및 등록관련 분쟁 등이 최근 업계의 대표적인 분쟁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우리시장에서의 IP분쟁 특성은 대부분 기업이 주체가 되어 야기됨으로써 분쟁의 규모와 내용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짝퉁”제품이나 위조(모조)상품을 무단으로 만들어 불법 판매하는 경우 점조직처럼 세분화되고 분업화되어 제압하기 힘들 정도로 조직화되어 가고 있으며, 중국 등 해외와 연계하여 단기간 내 대량으로 침해를 일삼는 것이 추세이다. 또한 갈수록 침해자들의 수법이 지능화, 대담화 하고 있어 소송이나 법적조치에 대한 두려움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업계가 국내외적으로 IP전쟁터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자사의 실정에 맞는 IP관리 매뉴얼을 개발하고 최소한 담당자를 임명 관리하면서 대응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선진 글로벌 패션브랜드나 세계적 섬유기업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부단한 IP관리와 적절한 대응이 오늘날 그들의 필수적 성공요인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효과적인 실무적 관리방법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