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권리는 결코 보호받지 못 한다.
(부제 : 의산협 지재권센터 짝퉁단속 24시)

- 한국의류산업협회 지식재산권보호센터 이재길 법무팀장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 고질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내수부진이 지속되면서 최근 들어 우리시장에서 부쩍 의류, 잡화 등 위조(모조)상품(유사상품을 포함하여)이 섬유패션업계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려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와 사건사고가 연일 방송과 언론을 통하여 보도 되고 있는 실정이다. 관세청, 특허청 등 정부단속기관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짝퉁시장의 85%이상(건수 기준)이 우리업계와 관련된 것이고 보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특히, 기존 명품가방이나 잡화를 중심으로 유통되던 짝퉁제품들이 국내 이웃도어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확대되면서 무분별한 짝퉁제품의 유통과 이로 인한 업계 간의 분쟁은 가히 “짝퉁과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정도이며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나 일부 개별업체에서는 이러한 자사의 브랜드와 무형자산을 지키기 위하여 경․검찰 등 사법기관의 단속과는 별도로 자체적인 ‘신고포상금제도’나 사내 단속 전담조직을 설치 운영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외부에 조사단속전문기관을 지정하여 위탁으로 단속조직을 운영하는 등 과거와는 사뭇 다른 발 빠르고 보다 적극적인 위조상품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 당연시 되어가고 있다.

본 칼럼을 통하여 우리는 섬유패션업계에 있어서 특히 개별회사마다 IP권리의 적극적인 확보노력과 보유중인 IP자산에 대한 효율적인 사전사후관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절실히 필요한 것인지 살펴보았었다.

며칠 전 주요 언론사를 통하여 보도된 “중국산 6천 원짜리 등산의류를 불법 제조하여 국내로 수입 후 대담하게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두고 온․오프라인을 통하여 마치 정상적인 상표권자로부터 권리를 부여받은 총판 대리점인 것처럼 속여 정품가 상당이나 조금 할인된 가격인 수십만 원 이상의 고가판매를 함으로써, 최소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업자를 지명수배 하는 등 입건조치 하였다는” 사례는 결코 위조상품 유통문제를 우리 업계가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이번 사건을 비롯하여 최근 적발되는 위조상품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거의 조악하고 허접한 침해와는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해당회사 매출의 직접적인 영향과 급격한 판매하락을 초래함은 물론 제품자체도 해당권리자들이나 전문가에 의하여도 식별이 힘들 정도로 정교하고 대량화 되었다는 것이며, 궁극에는 소비자들에게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유발하여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침해자들 역시 정상적인 기업화는 기본이고 법률전문가의 충분한 조력과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격언 중에 “잠자는 권리는 보호 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권리에 대한 주장과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는데 특히 우리 업계인 들이 명심해야할 말이 아닌가 싶다. 안타깝지만 찾아보면 지식경제부 등 정부기관이나 관련업종단체 혹은 각종 유관기관에 의한 유․무료의 업계 IP자산 관련 지원제도가 있음에도 업계의 활용은 미미하다는 생각이다. 훌륭한 관리자는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달성하는 사람일 것인데 그러자면 부지런히 각 기관별 제도 활용을 위한 파악과 적용이 필요하며 발품을 팔아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그동안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의류산업협회 섬유패션지식재산권보호센터(2004년 2월 개소)”에서는 업계의 IP자산에 대한 관리와 대응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고 있으며 나름 섬유패션분야 지식재산권 보호 관리에 관한한 대표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 센터는 개소이래로 현재까지 정품시가 총 6천억 상당의 위조품을 압수 폐기하였고 3,000여명에 달하는 불법행위자에 대한 사법조치를 하였다. 특히 활동조직과 실적이 향상되고 있는데 2012년 한 해 동안 총 489건의 위조품 현장단속을 진행하여 485명의 불법행위자를 사법조치 하였으며, 압수한 침해물품 5만 여점은 전량 폐기조치를 하였다. 더불어, 온라인 불법행위 615건 처리와 업계 IP맞춤형 교육 1,100명, 각종 업계 간 분쟁과 중재를 위한 민원처리 218건 등을 처리해 주고 있다. 그밖에 섬유패션분야 IP에 대한 보호와 관리를 위한 다양한 정보제공 및 무료법률상담실 운영, 분쟁조정 등 업계가 활용하면 도움이 되는 각종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업계의 적극적인 활용과 이용을 권해 드린다.

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제도는 우리 센터 뿐만 아니라 다양하다. 특히 중국 등 해외 상표출원비용 지원과 특허분쟁 소송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는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상표권 전담수사대를 운영 중인 특허청, 무역관련 IP자산을 등록하여 보호해주고 있는 관세청, 그밖에도 한국무역협회 등 20단체의 각종 민간차원의 단체에서 시행중인 제도들이 상당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제도 확인과 활용이 업계에 많이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국내기관별 기업지원제도 상세자료는 한국의류산업협회 지재권센터에 문의요망) 

짝퉁유통 등 섬유패션업계의 IP관련 여러 문제에는 근본적으로 침해를 일삼고 있는 몇몇 침해업자들과 안일하게 대처하는 업계도 문제지만 짝퉁수요를 멈추지 못하고 있는 우리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인식과 의식에 큰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 전년도 협회 협력사인 국내 대표 오픈마켓인 “11번가”와 협회가 공동으로 국내 상인중 20~30대 주 소비층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에서는 73% 이상이 국내 위조품의 유통이 심각하며 사회적 문제가 되므로 이에 대한 소비자 의식개혁이 필요하고 응답하였으며, 특히 위조품 구매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95%이상이 섬유패션분야와 관련된 제품을 온라인 등을 통하여 구입하였다고 응답함으로써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과 관리와 더불어 정부차원의 소비자 의식개혁과 계도활동도 병행하여 진행함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