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스무 살 때 런던에서 포목상을 운영했던 그는 당시 농부나 목동들이 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덧입었던 리넨 옷을 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비가 와도 잘 스며들지 않고 바람이 잘 통하는 옷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노력 끝에 1888년 결실을 얻었다.
미리 방수 처리한 면사로 짠 뒤 다시 한번 방수가공 처리한 ‘개버딘(Gabardine)’이라는 옷감을 개발해낸 것.
‘순례자가 입는 겉옷’을 뜻하는 스페인어 ‘카발디나’에서 유래한 이름이었다.
개버딘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할 뿐 아니라 구겨짐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비가 시도 때도 없이 내리고 항상 축축한 영국 기후에 안성맞춤이었다.
1914년 전쟁사령부는 전투용 코트를 버버리에 의뢰했다.
50만 명의 연합군 장교들에게 개버딘 코트를 입힐 목적이었다.
현재 버버리 트렌치 코트의 디자인이 그때 탄생했다.
말을 탄 기사를 형상화한 버버리 로고도 그때 트레이드 마크로 등록됐다.
버버리 하면 생각나는 특유의 체크무늬 역시 1924년 트렌치 코트의 안감용으로 개발된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90년대로 들어서면서 버버리는 트렌치 코트만을 고집한 나머지 위기를 맞았다.
1997년 로즈 마리 브라보를 최고경영자(CEO)로 끌어들이며 새로운 경영시스템을 도입했고 질 샌더의 선임디자이너였던 로베르토 메니체티를 기용,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앉혔다.
그는 일단 1999년과 2000년 연달아 ‘버버리 프로섬 컬렉션’이란 새로운 라인을 선보였으며 이를 계기로 젊은 사람들은 다시 버버리 매장을 찾았다.
2001년 버버리는 크리스토퍼 베일리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젊은 버버리’를 향한 그의 전략이 서서히 통하면서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은 전년 대비 8~37%까지 늘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