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짝퉁의 진화…아파트 개조한 ‘짝퉁 갤러리’까지 등장 | ||
---|---|---|---|
작성일 | 07-07-24 17:47 | 조회수 | 79,067 |
내용 | ‘짝퉁(모조품)’이 진화하고 있다. 고급 명품에 집착했던 짝퉁은 이제 국산 중저가 브랜드까지 확산되고 있다. 초정밀 짝퉁에 이어 서울 강남의 48평형 아파트를 개조해 가짜 명품 수백점을 전시 판매하는 ‘짝퉁 컬렉션’까지 등장했다. ◇아파트로 숨어든 ‘짝퉁’ 컬렉션=지난 12일 서울 개포동 H아파트 1층에 성북경찰서 외사계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현관문을 열자 거실에는 짝퉁 옷들이 빽빽이 걸려 있었다. 방안에는 명품 신발과 가방 등이 전시장 안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서랍장에는 보석류, 벨트, 지갑, 넥타이, 머리핀 등이 품목별로 정리 전시돼 있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총 364점을 압수했다. 아파트 주인 노모(52•여)씨는 2005년 말부터 서울 이태원에서 A급 명품을 떼다가 주부와 젊은 여성들을 하나둘씩 섭외해 자신의 갤러리를 보여준 뒤 판매해왔다. 입소문으로 고객이 고객을 물어오는 점조직 판매망 덕에 지난해 말 경찰이 ‘짝퉁과의 전쟁’을 벌여 총 6447명에게 2조1700억원 어치의 짝퉁을 적발할 때도 노씨의 아파트가게는 무풍지대였다. 수사팀 관계자는 “임대아파트 짝퉁 창고 활용 사례는 있었지만 강남 고급 아파트를 짝퉁 갤러리로 삼아 판매한 것은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경찰은 노씨를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원인은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열풍 탓이다. 패스트 패션은 유행에 따라 상품 주기를 바꾸며 새 것을 내놓는 아이템을 통칭한다. 고가의 명품을 사느니 몇 달 마다 쉽게 바꿀수 있는 중저가 짝퉁을 여럿 구입하는 게 젊은층에게 실속파로 평가받는다. 짝퉁의 초정밀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수도권 백화점 매장 서너 곳에서는 프라다 모조품을 들고 찾아와 “하자 있다”며 진품으로 교환해간 사례가 지재권센터에 신고됐다. 매장 직원들도 구분 못할 정도로 진품과 흡사했다. 짝퉁 수출입도 심각해 지난해 12월까지 관세청이 단속한 짝퉁 적발 건수는 876건, 2조5860억원 어치다. 전년 대비 건수는 2배, 금액은 4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의식의 변화, 정부의 제도 정비 및 엄벌 의지가 병해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재권센터 이재길 법무팀장은 “동대문 이태원 등 짝퉁 특구를 통해 수억대를 버는 경제사범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면서 “특허청 관세청 지방자치단체 검•경 등에 산재된 짝퉁 조사권과 단속권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